|
|
|
 |
|
|
새내기 서흥수 조교사, 파란을 꿈꾼다 |
|
| 글쓴이 : matizen news |
등록일 : 2008-10-24 10:31:10
조회 : 1556
|
|
|
- 긍정 ․ 끈기 ․ 정직으로 신인조교사가 일 낸다
- 소수정예 마방에서 나오는 신화창조를 기대하라
서울경마공원 24조에 새롭게 둥지를 튼 서흥수 조교사(44세)를 보면 한눈에 신인다운 모습이 배어 나온다. 우선 선배 조교사들에게 깍듯한 인사를 건네며 서먹하기 쉬운 첫 대면을 잘 이끌어내니 그렇고, 경마팬들의 목소리에도 하나하나 귀 기울이는 모습이 그렇다. “아직 아는 게 하나도 없어서 인터뷰가 힘들다”며 극구 회피하는 서 조교사를 끈질긴 구애 끝에 어렵게 이야기를 들어 볼 수 있었다.
사실 서흥수 조교사의 경마장 짠밥(?)은 24년차로 상당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1984년 20세의 나이에 마필관리사로 입사한 그는 조교승인 제도가 생긴 1987년 서울경마공원 제1호 조교승인 자격을 취득했으며 1990년 입사 6년 만에 조교보가 되었다.
이후 조교사 데뷔 직전까지 풍부한 실무경험을 쌓아왔다. 마필 관리능력이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경력의 서 조교사지만 그토록 갈망하던 조교사의 자리에 서고 보니 막막하단다. “실무경험은 많이 있지만 조교사는 실무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 같아요”라며 “경주마 조교는 기본이고 가장 중요한 마필수급과 마사 내 살림까지 도맡아 챙기다보니 예전에 비해 일의 양은 두 배로 늘어났어요”라고 말해 신인조교사로서의 어려움을 토로 한다.
조교사 데뷔 후 목표에 대해서는 “꾸준한 배움으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다 보면 언젠가는 훌륭한 조교사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조교사로서의 목표라고 하기엔 너무도 교과서적인 모범답안을 내놓는 서 조교사지만 그 대답의 진정성은 다음 답변에서 확실히 검증된다.
“제 좌우명이 ‘정직과 신뢰를 지키자’입니다. 지금 한 해에 몇 승을 올리겠다는 둥 대상경주에서 우승하겠다는 식의 포부를 밝힌 들 얼마나 신빙성이 있겠어요? 지금 그런 뜬구름 잡는 목표를 밝히기에는 시기가 이른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어쩌면 이제 데뷔한지 한 달도 안 된 조교사에게 목표를 묻는 것 자체가 우문일 수 있었다.
이번엔 “지금 가장 당면한 과제는 무엇인가?”라고 바꾸어 물었다. “그거야 가장 중요한 마필수급이죠”라는 현실적인 대답이 돌아왔다. 현재 서흥수 조교사는 18개 마방을 대부받았다. 하지만 실제 입사된 경주마는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7두 뿐이다. 서 조교사는 큰 욕심 없다지만 마방을 빈 채로 둘 수는 없어 지금 분주히 발품을 팔며 동분서주하는 중이다. “올해 안에는 마방이 정상가동 될 수 있을 거예요”라며 자신감을 보이는 서 조교사. 성적이 곧 수입으로 이어지는, 그야말로 냉정한 프로의 세계이기 때문에 가장 기본적인 마필수급 부분에서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서흥수 조교사는 현재 보유 중인 마필 중에서도 제법 쓸만한 재목이 보인다고 한다. 우선 지난 10월 5일(일) 머리차로 아깝게 마수걸이 우승을 놓친 ‘우승찬가’가 그렇고 ‘트리플감동’이라는 2세 마필은 데뷔전에서 7착을 기록했지만 힘이 차고 있는 마필로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서흥수 조교사가 관리 중인 24조 마방은 ‘소수정예’라 할 수 있다. 7두의 경주마와 함께하는 마방식구는 조교보를 포함 총 6명이다. 단촐한 편성이지만 서 조교사는 “오히려 시작하는 단계인 지금의 상황엔 적당한 숫자일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마방에 가기 전에는 꼭 유선을 통해 방문사실을 먼저 알리는 서 조교사는 “관리사들 입장에선 조교사가 부담스러울 수 있죠, 불시에 방문하는 건 관리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매번 전화를 하고 오고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마방식구들이 조교사를 어려워 할까봐 일부러 대화의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기도 한다. 가끔은 주말이 틀려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두 딸아이와 아내에게 ‘우리도 좀 생각해 달라’는 핀잔을 들을 정도지만 서 조교사는 “아내의 내조와 아이들의 깊은 배려가 있어 마방에만 신경을 쓸 수 있다”고 오히려 감사의 말을 전한다.
서흥수 조교사는 신세대 조교사답게 경마팬과의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인터넷에 24조 마방 블로그(blog.naver.com/sinseo54)를 오픈 했다. 경주에 나오기 전에는 경주마들의 근황을 알기 어려운 일반 경마팬들에게 마방의 소소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딸아이의 생각에서 출발한 것. “경마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과 호흡하고 싶어서 블로그를 만든 만큼 경마팬과 충분한 교감을 할 수 있는 블로그로 키울 것”이라며 밝게 웃는다. 자칫 불법경마정보의 거래에 쓰일 수 있다는 주변의 우려에 대해서는 “나를 지탱하는 힘이 내 좌우명인 ‘정직과 신뢰’인데, 내가 내 좌우명을 들고 있는 한 주변의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며 단호한 입장을 보인다.
서흥수 조교사, 그의 말처럼 이제 막 시작하는 조교사에게 있어 가장 필요한 건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긍적적인 생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긍정의 힘 역시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에게만 허락되는 것임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서흥수 조교사가 펼치게 될 긍정과 끈기, 정직의 마술을 기대해본다.
[matizen news]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