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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세..만세...! 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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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인간과꿈 |
등록일 : 2005-12-08 9:29
조회 : 1034
추천 :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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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번뇌성주님께서 과거 한경정 싸이트에 올리신 글입니다.
우리 마티즌들에게 깊은 성찰을 느끼게 하는 글이라 여겨서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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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 번뇌성주>
술을 마시면 즐겁고.
비가 내리면 서럽고.
이지러진 사랑의 환상처럼
미친 상태에 빠져 있는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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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절망에 빠져 버린 지난 주 경마일...
지독한 슬픔과 적막한 생각으로 한동안 숨을 쉴 수도 없었다.
나 스스로 보다는 나의 마번에 신임을 보내고...
많은 손실을 입었을 개미님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지도록 아프고....
그 끝자락을 붙들고 지난 주 경마일이 있기 전 금요일 어느 한 사람을 생각한다.
그 날....
워낙 잡놈의 기질을 가지고 태어난 놈인지라....
서울대 전철역 입구에 있는 로얄 게임장에서 하루를 탕진하고 있었다.
주머니는 시간이 갈수록 비어가고...
절대로 로얄 경마로는 본전을 찾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고 있었다.
머리 속으로 여러 가지 생각들이 스치고 지나갔다.
24시간 풀가동하고 있는 하우스에 들어가서 스무장을 해버릴까?
홍식이 하우스에서 고스톱이나 세븐 오디로 승부를 볼까?
그러나...
슬프기는 매나 한 가지인 잡놈들의 주머니를 털어서 본전을 찾고 싶지는 않았다.
그런 내 뇌리로 언뜻 경륜장이 생각이 난다.
----그래!
경륜장이다!
한 방에 본전을 찾을 곳은 그 곳 밖에 없다!
옆을 처다 본다.
잡놈으로 일생을 살아 온 수리아님 역시 본전을 찾기 위한 처절한 승부욕으로 배당판을 보면서 손가락을 놀리고 있다.
손가락을 놀리는 솜씨가 보통이 넘는다.
저 정도면 로얄장에서 상당히 돈을 날렸을 솜씨!
이렇듯 허망하게 우리들의 인생은 망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내 가슴을 아프게 만들었다.
그러나 어차피 잡놈으로 일생을 탄진해 온 나...
그런 후회 따위가 무슨 의미가 있으랴?
[수리아님...]
[절대로 여기서는 본전을 찾기 힘들고.]
[경륜장에서 한 방 치고 올 테니까 여기 계시든가...아니면...경륜장 이층으로...]
수리아님 왈....
놀란 눈을 치뜨면서 반문한다.
[이곳에 경륜장이 있어요?]
역시 잡놈의 피는 속일 수 없는 것...
반문하는 수리아님의 두 눈이 빛을 낸다.
[바로 길 건너에 경륜장 있습니다...]
[다음주에는 신림사거리로 이사를 하지만....]
[그 곳에서는 수요일 목요일에는 경정 중계도 한다는데요...]
[그나저나 더 바빠지게 생겼어요....]
[수요일...목요일은 경정장에 안가 볼 수도 없으니...]
나는 수리아님의 빛이 난 눈빛을 뒤로 하고 서둘러 자리를 떴다.
내가 경륜장에 들어서자....
여기저기서 나를 반긴다.
경마 동지는...경륜 동지....
대부분 아는 얼굴들이고 눈인사 정도는 하고 지내는 사람들의 얼굴들이다.
잡놈들...잡년들....
흡연실에서 빠져 나온 자욱한 담배연기....
돈이 걸린 노름판에는 어디든 바람잡이가 있다.
경륜장 이층에도 바람잡이가 있고 쏘스꾼이 있다.
그 중에도 이층을 휘젓고 다니는 2명의 쏘쓰꾼....
그 쏘스꾼의 차권을 받으려는 잡년들의 천박한 웃음이 마음이 아픈 그 이층....
그 날도 두 명의 쏘스꾼은 소리를 치고 있었다.
---봐! 승부랬잖아!
---4...3...!
---한 방이랬잖아!
---5.4배면 적은 배당이야!
약간은 대머리인 쏘스꾼이 득의양양한 소리다!
잡년의 아양이 눈물겹다.
---그래요.
황금배당이죠.
양사장님만 믿고 따르면 절대로 경륜은지지 않는다니까...
어느 잡년은 커피를 내밀며 아양을 떤다.
---고마워요...
이 번엔...
거만한 얼굴로 커피잔을 받아 든 쏘스꾼이 소리친다.
---이 번에도 한 방이야!
---4번 7번 한 방!
나는 놈이 말하는 한 방이라는 차권의 배당판을 보았다.
복승식 배당이 1.3배...쌍승식 배당이 1 9배다...
저절로 욕설이 삼켜진다.
[씹할 놈!]
[저걸 쏘스라고!]
아니나 다를까 놈을 따르는 부류 한 명의 소리가 귀를 찌른다.
[천하 댓길인데?]
쏘스꾼의 소리가 거칠다.
[댓길이라고!]
[댓길이라고 다 들어와!]
[이 건 넣다 빼면 이자가 9부야!]
[알겠어! 이 똥대가리야!]
[이런 믿는 구멍에 있는 대로 쑤셔 밖고 마는 거야!]
바로 이 순간이었다.
느닷없이 쏘쓰꾼의 말을 거역하는 거치른 음성 하나가 내 귀를 찔렀다.
[4...7...은 없어!]
[내 눈 빼기를 해도 4...7...은 없어!]
나는 놀란 눈을 돌렸다.
누가 감히 이 곳에서 절대의 힘을 과시하고 있는 쏘스꾼의 차권을 항변한다 말인가!
더더군다나!
복승식 1 3배의 배당을 거부한단 말인가!
험악한 쏘스꾼의 시선이 꽂혀 있는 곳....
아니 쏘쓰꾼을 따라 다니는 잡놈 잡년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곳...
그 곳에는 놀랍게도 한 명의 노인이 있었다.
일견해 보기에도 70은 훨씬 넘어 보이는 노인....
예상지 한 권을 구겨지도록 들고 있는 삶에 찌든 초라한 형색의 노인이 그 곳에 서 있었다.
바로 우리들의 내일이 그 곳에 서 있었다.
작고 왜소하며...
언제 깎았는지도 모를 수염이 더 서글퍼 보인 우리들의 내일인 노인은...
십리는 들어 간 눈동자에 핏빛 기운을 토해내며 칼끝 같은 시선들을 그 눈으로 안간힘을 다해 받아내고 있엇다.
결코 지지 않으려는 적의를 번뜩이고 있었다.
쏘스꾼의 비웃음이 입가에 걸렸다.
--이 영감이 노망든 거 아냐?
--이 날 파리 같은 영감탱이가 어디서!
옆의 잡놈들이 쏘스꾼을 거든다.
--이보쇼!
--나이깨나 쳐들어가지고!
--할일 없으면 집에서 잠이나 자쇼!
--내가 오동나무관 하나 사 줄테니 뒈지든가!
노인의 목줄에 피가 돈다.
--뭐라!
이 놈의 시키들!
--내 눈을 삐바라!
4...7이 들어오나!
--4...3때리고!
4...1...받치면 끝난다!
나도 모르게 배당판을 바라본다.
4번 3번은 절대적인 축에 붙혀 복승식이 50배에 가깝고...쌍승식은 60배에 가깝다.
인기로 치자면 꼴등이다.
4번 1번 마권은 복승식 배당이 6배 정도...쌍씅식 배당은 7배가 가깝다.
내가 보아도 4번 1번은 혹시 가능할지 몰라도 4번 3번 불가능하다.
나의 불가능을 인정이라도 하듯이 잡놈들의 음성이 내 귀를 찌른다.
---이 영감 완전히 갔네 갔어!
---양사장!
---이런 미친 영감 상대했다간 석만 죽어!
---가자구!
쏘스꾼의 눈초리가 한참을 노인을 잡아먹을 듯 노려보다가 시선을 거둔다.
[씹할 별 떨거지가!]
노인이 버럭 소리를 지른다.
[뭐라! 떨거지라!]
[이 노무시키!]
온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는 노인을 향한 내 눈에 아픔이 묻어났다.
나의 내일이 바로 그 곳에 있어서 가슴이 아팠고....
나의 오늘이 초라하게 죽어....
바로 그 노인에게 있었으므로 숨이 막혔다.
커피잔을 든 내 손이 가는 경련을 일으켰다.
나는 서둘러 경륜장을 떠나고 싶었다.
떠나고 싶은 마음을 애써 억누르며 차권을 구입했다.
나의 각질 상....
댓길 차권은 용납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내 눈에도 한 방인 4...7...마권을 부정할 근거가 없다.
이 두 놈은 연대가 있다.
때문에 가능한 이변이라면 7번이 선행을 이끌고...절대적인 축마인 4번이 뒤를 따르며 코차로 결승선을 통과하는 쌍승식 뒤집기 밖에 없다.
배당판을 본다.
8.4배에 가깝던 쌍승식이 시간이 좁혀 올수록 배당이 떨어져 6배 언저리를 형성하고 있다.
---가능하다.
나는 차번을 기입한다.
쌍승식 7번...4번....
그리고 상한 선 5만원....
펜이 5만이란 곳에 색칠을 하다말고 멈춘다.
내 인생의 내일이 내 눈가에 어린다.
노인의 절규가 가슴이 아프다..
---그래...나의 내일이 슬프다...
아무도...돌아 봐 주지 않을 나의 내일이...
나는 4번 3번에...
나의 슬픈 내일에 1만원을 복승식으로 걸었다.
---그래...
나만이라도 당신의 슬픈 항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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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
총소리가 울리고 선두 유도원의 차륜이 트랙을 가르기 시작한다.
강력한 인기 선수인 4번을 놓고 초반부터 자리싸움이 시작된다.
늘 그렇듯이....
4번 선수가 제일 후미다....
7번이 바로 4번의 앞....
노인이 말한 1번은 바로 선두유도원의 뒤이고...
그 뒤로 노인의 항변이 있는 3번 똥말이다...
사람들의 소리가 귀를 찌른다.
---1번은 없네!
---4...7이야!
맨 후미를 따라 가던 4번이 3바퀴를 돌자마자 앞으로 치고 나간다.
숨이 막히는 승부에 들어가는 것이다.
4착으로 따라가든 6번 선수가 4번 선수에게 앞을 내 준다.
역시 7번 선수가 치고 올라오고 4번 선수는 7번 선수에게 앞을 내 준다.
이것은 틀림없이 4번 7번으로 끝나는 경주다.
혹시나 하고 바랬던 나의 뒤집기 차권도 이미 물거품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두 바퀴를 남겨 놓고 선두 유도원이 트랙을 빠져 나간다.
숨이 막히는 승부의 마지막 질주가 시작이 된 것이다.
한 바퀴가 남도록 긴 대열은 흐트러지지 않았다.
마지막 한 바퀴....
7번이 선행을 받기 위해 앞으로 치고 나간다.
4번이 바짝 그 뒤를 따른다.
그러나 트랙에는 이상한 전류가 흐르고 있었다.
2번과 5번이 강력한 인기인 4번을 마크에 들어간다.
두 선수가 4번이 뚫고 나가지 못하도록 4번을 가운데 두고 협공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뿐인가?
강력한 선행을 구사하려고 무리할 정도록 트랙의 상단으로 자리 잡기에 들어 간 7번의 앞을 1번이 얼쩡거리면서 7번의 선행에 교묘한 방해를 하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사람들의 함성은 이런 미묘한 트랙의 변화를 읽어내지 못하고 소리를 지른다.
---4....7!
---7...4!
이 속에서 똥말인 3번의 선행은 눈이 부시다!
결승점이 얼마 남지 않았다.
4번 선수는 놀라운 기술을 보이며 2번과 5번의 협공을 따돌리며 강력하게 치고 나간다.
---어어!
---저...저거 뭐야...!
소스라치는 비명이 터지는 그 순간!
강력한 인기선수인 4번이 결승점을 통과한다!
그리고 바로 붙어 결승점을 통과해 버린 선수는 3번 선수!
3착이 1번 선수다!
잡놈 잡년들이 믿었던 7번은 삼복승도 지켜내지 못하고 무너져 버렸다.
한동안 사람들의 숨이 죽었다.
누군가 소리를 친다.
---터졌어!
48배야!
쌍은 59배!
잡놈 잡년들의 7번 선수에 대한 욕설이 난무하다.
내 가슴은 흥분으로 떨었다.
1만원이 적중해서 흥분한 것이 아니라 노인이 항변이 승리해서 흥분한 것이다.
나의 내일이 승리를 해서 떨었고....
불행한 나의 내일이 가여워서 떨었다.
바로 그 때....
노인이 흥분한 얼굴이 되어 나타났다.
아니...
쏘스꾼들의 앞에 나타났다.
그리고...노인은 울부짖었다.
아니 절규했다는 표현이 맞으리라!
두 손을 번쩍 들면서....
두 팔을 하늘을 향해 한껏 쳐들면서 울부짖었다.
----만세!
----만세!
쏘스꾼들을 노인의 만세에 아무런 항변도 하지 못했다.
절대적으로 한 방을 주장하고 확신했던 쏘스꾼도 애써 노인의 만세를 외면하고 있었다.
잡년들의 눈빛에는 노인이 말한 차권을 사볼걸 하는 후회가 먹물처럼 번지고 있었다.
노인의 흥분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사방을 돌아다니며 울부짖었다.
---만세!
----만세!만세!만세!만세!
나의 눈가에 나도 모른 눈시울이 적셔졌다.
---그래! 울어라!
---울부짖어라!
---나의 내일이여!
---나의 만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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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얄 경마의 손실을 매꾸고....
얼마간의 우수리를 얹은 나의 주머니는 너무도 행복했다.
나는 서둘러 수리아님이 있는 로얄장으로 향했다.
나의 승리를...나의 만세를 이야기 하고 싶었다.
경륜장을 나서는 계단에 노인이 있었다.
노인의 손에는 휠터까지 타는 위험을 보이며 담배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마땅히 승부에 이기고 포만한 행복감에 젖어 있어야 할 노인의 얼굴에는 기쁨이 없었다.
행복도 없었고....
이상한 절망이 울림처럼 초라한 노인의 얼굴에 걸려 있었다.
나는 계단을 내려서다 말고 걸음을 멈추고 노인의 한 몸에 시선을 집중시켰다.
떨리는 손으로 담배연기를 빠는 노인의 움푹 꺼진 눈에서 한 줄기 눈물이 번지는 것을 보았다.
[씨팔...씨팔...씨팔....]
노인의 입에서 눈물을 담은 욕설이 튀어 나왔다.
그리고 노인의 손에서 구겨질대로 구겨진 차권 한 장이 떨어졌다.
나는 나도 모르게 떨어진 차권을 주어 들었다.
[쌍승식 4번 7번...
3천원....]
이것이 구겨진 차권의 이력이었다.
차권의 이력을 확인한 순간 내 앞은 아득해 지고 말았다.
이 노인은...나의 내일일 이 노인은....!
그토록 4번 3번을 고집하고도....!
그토록이나 만세를 불러 놓고도....!
정작 스스로는 4번...7번의 차권을 구입했단 말인가!
이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한단 말인가!
이 이율배반적인 노인의 차권을 어떻게 설명해야 한단 말인가!
이 노인의 눈물을...!
이 노인의 절망을....!
어떻게 이해하고 설명해야 한단 말인가!
아득한 분노가 내 가슴 밑바닥으로부터 밀려들었다.
바로 이 순간....!
노인의 발악이 나의 귀를 찔렀다.
[이 노무시키!]
[누구 억장을 질러!]
동시에 쾅!
내 몸은 노인이 밀친 힘에 의해 벽에 사정없이 부딪쳤고....
노인은 내 손에서 차권을 빼앗아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그리고 나를 향해 분노한 절규를 터뜨렸다.
[그래!]
[이 노무시키야!]
[4...7이다...!]
[내 4...7...샀다...!]
[니 놈들...쏘스꾼들 땜시...!]
[내 집도 절도 없는 놈 됐다!]
[갈아먹어도 시원치 않을 쏘쓰ㅡ 새끼들!]
[4...7...잘 뒈졌다....!]
파악...!
노인이 손에 든 종합지가 사정없이 내 얼굴을 때렸다.
휙....몸을 돌리며 경륜장으로 들어선 노인의 절규가 내 귀를 때렸다.
---만세!만세!만세!만세!
나는 후들거리는 걸음으로 경륜장을 빠져 나왔다.
하늘이 흐릿하다.
흐릿한 하늘에 나의 내일이 걸렸다.
이상한 분노가...
이상한 절망이...
이상한 슬픔이...
내 눈에 눈물을 만들며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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